제목: 명예와 직업윤리 날짜: 2022. 9. 17. --- 명예와 직업윤리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경찰이나, 세월호 사건의 선장 같은 사람들을 보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설령 생명을 잃을 수 있더라도 나서야 한다는 것인데요, 제가 그 사람들 입장에서 지금의 현실을 바라보면 차라리 그 때 죽었어야 했다고 후회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안전을 택해서 목숨은 건졌을지 모르지만 남은 인생이 결코 마냥 행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안 만드는 것이 좋은 처세라는 생각은 듭니다. 그렇다면 경찰이나 군인, 안전요원 같은 유사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직무는 누가 해야 하는가, 이는 남의 안위를 걱정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성격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어떤 판단을 하느냐는 상당 부분 천성에 달려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인천 흉기난동 사건의 경찰이나, 세월호 사건의 선장 같은 사람들은 본인의 성격과 천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고르는 바람에 일평생 오명을 안고 살아가야 하니 참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같은 보통의 소시민들 역시 그런 순간이 오면 달아날 가능성이 높겠지만, 애초에 남의 생명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면 그렇게 비난을 받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 유사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직무는 상당 부분 명예로 보상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전적 보상을 아무리 준들,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 요즘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고작 월 200만원 주면서 목숨을 걸란 말이냐?" 그럼 월 500을 주면 없던 용기가 막 생길까요? 인천 경찰들은 진입하기 전에 머릿 속에 월급 명세서가 스쳐 지나가면서 '아, 이 월급으로 목숨 걸긴 좀 그렇지...' 하고 숨은 걸까요? ​ 모든 것이 금전으로 환원되는 사회에서 명예와 직업윤리는 어떻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직업 선택이 시험과 점수와 월급과 워라밸로 이뤄지고, 명예로웠던 직업이 이백충 누칼협으로 폄하되면서 앞으로도 이런 불행한 사례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것도 배금주의 사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아닐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