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추락하는 엔씨소프트에 날개가 있을까? 날짜: 2021. 8. 28. --- 추락하는 엔씨소프트에 날개가 있을까? 유저들의 피로감은 이미 극에 달했고,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로 쌓아올린 영업이익과 PER이 계속해서 정당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했제충 등판) ​ 언젠가 이런 이벤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제도권의 규제가 아니라 신작의 흥행 실패를 트리거로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2021년 NC의 최고 기대작이었던 블소2의 흥행이 처참한 수준입니다. ​ 굳건하던 리니지의 아성은 꺾이고 기대작 블소2는 출시 직후인데 7위 ​ 엔씨소프트도 이례적으로 출시 이틀만에 유저에게 대규모로 퍼주는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흥행 실패를 인정한 모습입니다. 부랴부랴 대책회의에 들어갔을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 엔씨소프트 BM에 대한 기존 유저와 게이머들의 반발이 다방면에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엔씨소프트 게임에 대한 일말의 긍정적 발언을 하는 것조차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됩니다. 오죽했으면 승우아빠, 침착맨 같은 초 인기 인플루언서의 영상에도 싫어요가 좋아요를 압도합니다. ​ 인기 유튜버들의 '숙제'에 달린 싫어요와 악플 광고에 대한 악감정으로 채널이 터질 지경 이런 분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털어버리기에는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너무 오랜 기간 유저를 업신여겨왔습니다. 게임계의 남양유업이라고 할까요. ​ ​ 과금은 집단적 망상에 기반합니다. 많은 돈을 게임에 쏟아붓는 것이 주위 사람들과 저과금 유저의 선망을 받을 때는 과금이 효용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위가 개돼지 소리만 듣게 된다면, 저과금 유저는 어디에도 없고 덧없는 무한경쟁만 남아있다면, 망상은 어느 순간 깨지고 데이터 쪼가리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그런 망상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게 게임성인데요, 이번 블소2는 그 최저한의 선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셈입니다. ​ 사실 인터넷에 악플 달고 싫어요 누르는 사람들과 엔씨소프트의 고액과금층은 어느 정도 구별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극단론으로 말하자면 게임만 재밌게 잘 만들었으면 이번에도 이전 게임들이 그랬듯이 해프닝으로 넘어갔을지 모릅니다. 엔씨소프트가 내는 게임은 언제나 욕을 먹고, 언제나 돈을 잘 번다 라는 공식 같은거죠. 거꾸로 돈을 잘 버니까 욕을 먹은 것이기도 하겠구요. ​ 그런데 이제까지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잘 만들 수 있지만 제일 돈을 잘 버는게 이 방식이니까 이렇게 만드는거야'라는 컨센서스가 있었는데 이제는 '엔씨소프트는 이런 게임 말고는 못 만드는 거 아냐?' 심지어 '이제 게임 잘 못만드는거 아냐?'라는 불안감까지 퍼진 것 같습니다. 블소1은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인데, 그 후속작이 이렇게 졸작이 나와버리니... 그 와중에 같은 날 펄어비스가 멋들어진 신작 트레일러를 발표했으니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눈이 그 쪽으로 쏠리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 ​ 기존 게임이 위태롭자 부랴부랴 발표된 신작 리니지W의 국가대항전 발상은 실소가 나옵니다. 한국 회사에 돈을 쏟아부어가며까지 한국인과 인터넷에서 맞붙고 싶어할 자기과시욕 강한 일본인이 어디 있다는 걸까요?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경쟁요소를 꺼리고, 자기들이 만든 가챠게임 하기에도 돈과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 게임시장은 더 이상 3N 간의 파이 싸움이 아닙니다. 대장주 크래프톤이 버티고 있고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가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중소 게임사도 조금씩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가 지금의 BM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고 싶어졌을 때, 그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엔씨소프트에는 남아있을까요? ​ ​ 삼성증권의 블소2 일평균 매출 27억과 내년 영업이익 1조 예상 (웃음) ​ 엔씨소프트의 올해실적은 낙관적으로 봐도 영업이익 5천억 수준으로 보이고, fPER은 20% 폭락한 지금 주가에서도 50에 달합니다. 게임 1위 기업, 대장주가 아니게 된 엔씨소프트에 PER 50은 과도하고, 주가 하방은 현재의 반토막까지도 충분히 열려있다고 생각됩니다. ​ 성공한 과거에 집착하다가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이전의 성공을 덮어버릴 정도로 크게 실패하는 사례(Hubris)는 무수히 많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그 최신 사례가 될지, 혹은 마음을 고쳐먹고 쌓아둔 현금의 힘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조금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