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제가 애플과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지 않는 이유 날짜: 2021. 3. 29. --- 제가 애플과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지 않는 이유 이 글은 기업분석이 아니라 개인적인 투자철학에 대한 내용입니다. ​ 애플과 엔씨소프트가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는 누구나 아실테니 생략하겠습니다. 애플과 엔씨소프트는 모두 투자할만한 훌륭한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 AAPL ROE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애플의 ROE를 좀 보세요. PER은 32배지만 ROE를 고려하면 오히려 저평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애플카 소동에서도 볼 수 있듯, 상품의 품질과 무관하게 사과 로고만 보면 카드를 꺼내는 고객이 온 지구에 가득합니다. ​ 엔씨소프트 지표 (네이버 금융) 엔씨소프트의 지표도 훌륭합니다. 저 어마어마한 영업이익률, 순이익률과 매출 성장, CAPEX 없이 뽑아내는 현금을 보면 혹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슷비슷한 장비 아이템에 새로운 텍스처를 씌워 숫자만 적당히 조절해주면 린저씨들이 무한정 과금을 해줍니다. ​ 이렇게 쉽게 돈을 벌어들이는 훌륭한 종목이지만, 저는 애플과 엔씨소프트에 투자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며, 종국에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 특히 엔씨소프트요. (네,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져서 신나서 쓴 글 맞습니다.) ​ ​ 이 두 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공통점은 작가님 어떻게 지내세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대략 감이 오셨을 것 같은데요, ​ 애플은 어떻게 하면 고객을 늘릴 수 있을지보다, 이미 고객이 된 사람들의 객단가를 어떻게하면 더 더 더 높게 만들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반대로 비용은 최대한 줄이면서요. ​ 최근의 사례라면 역시 충전기를 패키지에서 제외하면서 '환경을 위해서'라고 한 것이 떠오르네요. 전자신문, 2021. 3. 22 앱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중요한 고객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앱스토어에서의 '갑질' 역시 하루이틀 지속된 문제가 아닙니다. 앱스토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으면,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된다고 하네요. 물론 애플이 M1 칩셋과 같이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맞으며, 근시일내에 애플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떠나려면 떠나~ 근데 앱스토어에 사둔 앱들과 애플뮤직 음원들이랑 아이클라우드 연동은 놔두고 가~" 하지만 애플이 이런 해자를 믿고 점점 더 오만하게 유저들의 인내력을 시험한다면, 언젠가 충성심이 옅은 유저부터 이탈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당장 제 주위에도 최근 아이폰을 버리고 갤럭시로 갈아탄 사람이 몇 명 눈에 띕니다.) ​ ​ 엔씨소프트는 어떨까요. 요즘 많은 게임 회사가 유저에 대한 태도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는 모바일게임의 전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모바일 게임은 사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게임보다는 돈을 쏟아부으면 확률에 따라 재화를 획득할 수 있고, 그 재화는 인게임에서 약간의 타격감과 편의성과 우월감을 주고 수집욕을 충족해줍니다. 극단적인 케이스에서는, 인게임의 업데이트는 이제 새로운 아이템을 경품 목록에 추가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유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오히려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임사들은 점차 유저들을 지갑으로만 보게 되었고, 개돼지 취급이 극에 달하다보니 나온 것이 바로 2021년 게임업계 연쇄 파동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잠잠하다 싶었지만, 아니나다를까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리니지 시리즈는 모바일 게임 비즈니스 모델의 최첨단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수의 헤비 과금러들이 압도적인 ARPPU(과금 유저당 과금액)로 리니지를 세계 최고 매출 게임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도박성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생겨난 과도기적 모델입니다. 유저들의 피로감은 이미 극에 달했고,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 ​ 만약에 지금의 리니지 시리즈에서 가챠 형태의 매출이 없어지고 오직 월정액 요금제만 남긴다면, 매출액이 얼마나 될까요? 유저들은 과금이 사라진 클린 리니지를 계속 즐길까요? ​ 물론 지금까지 쌓아온 탄탄한 개발력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로 쌓아올린 영업이익과 PER이 계속해서 정당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 ​ 정리하자면, 애플이나 엔씨소프트나 이미 획득한 고객에게서 얼마나 많은 돈을 짜낼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있고 그 가운데 고객에게 제공하는 편익이 조금씩 줄어도, 전환비용이 있으니 고객이 떠나지 못할거라고 배짱을 부립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애플보다 훨씬 좁은 고객층에게서 훨씬 많은 돈을 짜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도박과 같이 사회적으로 유익하지 않은 요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투자는 동업이고, 저는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회사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