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투자자가 지쳐 떠난 자리에 남는 것 (선진) 날짜: 2021. 1. 6. --- 투자자가 지쳐 떠난 자리에 남는 것 (선진) 제가 선진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뒤에 세계의 주식 트렌드는 오르는 놈만 오르고 나머지는 빌빌기더라. ​ 2017년 8월에 폭락이 있었고,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미끄러져 내려왔습니다. 제가 이런 기업의 주주라면 당연히 마음이 편하고 즐겁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가치투자 고수분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더 매입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하실텐데, 3년에 걸쳐 떨어지기만 하면 사람 마음이 머리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런 마음에 따라 움직이지 않도록 의식적인 훈련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 2017년을 기점으로 여러 지표들도 함께 떨어졌으니 더더욱 이 기업에 투자가치가 있나 의심이 드는게 당연합니다. ​ 하지만 올해 실적을 살펴보면 선진은 2018년과 2019년의 침체를 벗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올해 3사분기까지의 당기순이익만으로 580억으로, 주가가 지금의 두 배였던 2017년을 뛰어넘었습니다. 2020년 컨센서스에 대한 PER은 ​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 글이 올라온 12월 4일 가격에서 한 달 만에 30% 상승했습니다. ​ ​ 가치투자를 이야기하는 사람들한테서마저 '이 기업은 왜 안 오르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안 오를 기업이야' '몇 년을 참았는데 더는 못 참겠다 떠난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오랫동안 저평가되고 외면당한 기업 그런 곳에 위험 적고 이익은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는 투자 원칙을 생각하게 됩니다. ​ ​ p.s. 선진은 전형적인 기관이 좋아할만한 기업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간접투자의 위축과 직접투자 확대 분위기가 선진의 저평가에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분공시를 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끊임없이 선진의 주식을 팔아치웠습니다. 4월부터 12월까지 보유하던 400만주 가운데 100만주를 장내매도했습니다. 저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결코 기쁜 마음으로 매도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최선을 다해 선택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팔아야 할 때, 기꺼이 웃으면서 사들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사람의 미덕은 그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절박한 상황이라 가격에 상관없이 팔아야 한다. 그러나 이 '가격에 상관없이'라는 말은 당신이 거래 상대방일 경우 더없이 아름답게 들린다. 하워드 막스, 투자에 대한 생각 13장 中